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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적, 아버지 덕에 90년대 가요를 많이 접했었다. 녹음테잎으로도 접했고, 씨디로도 접했고… 내가 옛날 음반을 모으고 글을 쓰는 것 역시 아버지의 영향이 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어릴 적 아버지가 녹음한 카세트에서 푸른하늘, 유영석의 노래를 많이 들었던 기억이 난다. 아버지가 녹음하신 카세트로도 많이 들었지만, 라디오를 통해서도 많이 들었던 것 같다. 송재호의 ‘늦지 않았음을’ 이 곡을 초등학교 6학년 때 라디오에서 접했던 기억이 나는데, 처음에 푸른하늘 곡과 너무 흡사해서 푸른하늘의 곡으로 인식을 했었고, 시간이 한참 지나서야 송재호의 곡이라는 걸 알게 되었다.

송재호의 ‘늦지 않았음을’ 이 곡은 나올 당시에 엄청난 히트를 했었고, 1위 후보까지 올랐지만, 매번 2위에 그쳤던 곡이라고 아는 분께 들었던 기억이 난다. 개인적으로 이 곡을 내 마음속에 1위라고 할 정도로 좋아했었는데, 그 이유는 노랫말도 좋았지만 노래 멜로디, 보컬 창법이 맑으면서도 순수하게 느껴졌기 때문이다. 한 남자의 사랑이야기를 맑고 순수하게 표현했다는 것부터.. 묘한 끌림을 느꼈었고, 내가 힘들 때 위로가 되었던 곡이기도 해서, 가사를 외울 정도로 들었던 것 같다. 송재호의 앨범은 이 한 곡 빼고는 감흥이 없어서 음반을 사지 않다가 대학 시절, ‘늦지 않았음을’ 이 곡을 너무 듣고 싶어서… 중고 장터에서 2만 5천원에 이 앨범을 구매하게 되었다. 여담으로 LP와 테잎은 자켓은 같지만 CD는 나중에 나와서 그런지 자켓이 다르게 나왔다.

기타리스트로 유명했고 당시 스타 작곡가였던 손무현, 오태호와 시나위의 신대철, 푸른하늘의 유영석, 그룹 11월 리더이자 하몬드 오르간 연주자 김효국, 박광현 등이 이 앨범에 참여를 했고, 타이틀 곡인 ‘늦지 않았음을’ 은 유영석의 자작곡이지만, 거의 대부분의 곡들은 박광현이 작곡한 곡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른 아침 ‘늦지 않았음을’을 들으며, 글을 쓰는 중인데 글을 쓰면서 내가 네이버에서 운영하는 블로그 소개글 중 글귀가 하나 생각나서 여기에 적어본다. ‘노래는 그 시절을 대변하고, 노래는 우리의 삶 속에서 희망을 주는 역할을 한다. 그리고 그리고 명곡은 세월이 지나도 잊혀지지 않고, 시대를 타지 않는다.’ 라고 6년 전 네이버 블로그에 썼던 기억이 난다. 30년이 지나도 이 노래가 잊혀지지 않고, 많은 분들이 기억해주는 것을 보면, 이 곡 역시, 시대를 타지 않는 불후의 명곡이라는 것은 변함없는 사실인 것 같다. 잠 못드는 밤에, 이 노래를 들으며 상념에 잠겨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