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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도, 돈을 많이 주고서라도 구하고 싶은 음반이 한 3장 정도 있다. 양희경 1집, 이무하 고향, 그리고 발매 직전에 무산되었던 전설의 앨범... 정혜선 2집... 그 앨범을 드디어 구하게 되었다. 나에겐 인연이 없을 줄 알았던 앨범이었는데, 내 손에 오게 된 것이다. 음반 지름 역사 상 비싼 가격에 구한 음반이라 출혈은 컸지만, 이 앨범을 구하게 됐으니 출혈생각보다는 , 뿌듯함과 성취감이 좀 컸던 것 같다.

정혜선은 내가 1집을 소개하면서 잠깐 소개했었는데, 유재하가요제 은상 출신이고, 하나음악 1호 뮤지션으로서 1집을 냈지만 생각보다 많은 인기를 끌지 못했다. 이에 정혜선은 실망하고 3년간의 공백기를 가졌었고, 공백기를 가졌던 와중에, 사진작가 김중만의 제의로 1995년 그녀의 2집을 발표하기로 마음을 먹는다. 고찬용의 프로듀서를 필두로 장필순, 윤영로, 낯선사람들 등 하나음악 식구들이 이 음반에 참여했으며, 인디 록을 필두로 그녀의 자작곡 11곡이 이 앨범에 실리게 되었다.


방송국에 뿌릴 홍보용 음반 발매까지 마치고 시중 발매를 앞두고 있었으나, 기획자였던 김중만이 갑자기 해외로 런치는 바람에 정혜선 2집은 발매가 무산되고, 정혜선의 화려한 재기 역시 못하게 된다. 이 음반은 라디오에서 알려지고, 천리안 선정 죽기 전에 들어야 할 우리 가요 100에 선정됨으로서 매니아들이 레코드사에 찾아가서 극소량으로 발매된 홍보용 음반을 받아갔다고 한다. 그 홍보용 음반이 필자가 가지고 있는 이 음반이고... 그런 사연때문에 고가에 거래되고, 사람들이 많이 찾는 희귀음반이 된 것이다.

최근 2집이 재발매 되었으나 저작권 때문에 일부 곡만 발표가 되고, 오리지널이 아닌 리레코딩으로 재발매되었다. 오리지널 발매는 물건너갔고, 앞으로도 고가에 거래된다는 소리다. 최근에 100만원에 거래될 정도로... 희귀음반계의 천경자라고 불리는 저주받은 명반이다. 개인적으로 ‘꿈속의 꿈’ 이 노래 보다는, ‘사랑할 수 있다면’, ‘너’, ‘4가지 방법’을 추천드리고 싶다. 한 번 들어보시길 권하며, 오늘 정혜선 2집으로 하루를 보내려고 한다.

여름이면 생각나는 아티스트가 몇 있다. 권성연도 있고 듀스도 있고 쿨도 있는데... 개인적으로 하헌진의 블루스를 좋아하는 편이다. 하헌진은 델타 블루스 싱어송라이터로 뛰어난 기타 실력과 함께 매력적인 보이스로 인디 씬에서는 이미 알아주는 뮤지션이다. 개인적으로 윤명운처럼 천재적인 블루스 아티스트라 보면 될 것이다. 뭐 윤명운과 비비지는 못하겠지만... 하헌진의 앨범은 매번 접하고 있으면서도 중고나라 가격이 비싸서 못산 것들이 있는데 특히 지난 여름 이 앨범이 대표적인 사례였다. 얇고 미니어쳐처럼 생긴 것이 5만원에 거래된다니... 너튜브로 접하고 있었는데, 최근 고마우신 분께 선물로 이 앨범을 받았다.

자켓이다. 시원시원한 색깔이 여름을 연상케하며, 블루스 앨범이라는 것을 연상시켜준다. 리핑을 하려고 했으나 복사 방지 차원에서 레코드 측에서 락을 걸어 놓아... 리핑을 못했고, CDP로 듣고 있는 중이다. 개인적으로 지난 여름, 카드빚 블루스를 좋아한다.

뒷면이다. 역시 인디 뮤지션답게 자립생산, 미러볼뮤직에서 발매되었고, 레코딩 역시 들어보니 의외로 마스터링이 괜찮게 잘 되었다. 블루스 뮤직과 잘 된 마스터링... 개인적으로 만족하면서 들었던 것 같다. 역시 여름에 듣는 하헌진의 블루스는 진리인 것 같다.

브로콜리 너마저, 요조, 우효, 천용성과 함께 인디신에서 가장 좋아하는 뮤지션이 있다. 바로 안녕하신가영이란 뮤지션이다. 안녕하신가영은 ‘좋아서 하는 밴드’의 베이스 세션으로 백가영이라는 본명으로 2011년에 데뷔하였으며, 이후 솔로 프로젝트 ‘안녕하신가영’ 에서 싱어송라이터로서의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하게 된다. 그녀의 대표곡으로 ‘언젠가 설명이 필요한 밤’ 과 ‘우울한 날들에 최선을 다해줘’ 가 있으며 특히 ‘우울한 날들에 최선을 다해줘’ 는 JTBC 뉴스룸 엔딩곡으로 나와서 대중들에게 많이 알려진 곡이다.

단편집과 순간의 순간 전체샷이다. 반대과정이론도 있을 법도 한데 찾아보니 안보인다. 좀 뒤져야 될 것 같은데... 일단 이렇게 찍어보았다.

단편집은 뭔가 미니어쳐나 편지같은 느낌이 물씬 나며, 이 앨범에는 ‘우울한 날들에 최선을 다해줘’ 가 수록되어 있다. 물론 지금 상태는 찍찍이 빵봉지로 원래 포장되어 있는 미개봉상태다..

필자가 징하게 들었던 순간의 순간 정규 1집 음반이다. 이 앨범의 묘미는 ‘언젠가 설명이 필요한 밤’ 이 한 곡이고 이 곡 덕에 구매까지 했던 앨범이었으니... 이 곡 외에도 ‘재미없는 창작의 결과’, ‘어른인 듯 아닌 듯’ 이란 곡도 완성도가 높아서 즐겨듣는 편이다. 오늘은 안녕하신가영의 노래로 하루를 마무리해볼까 한다. 반대과정이론이 안보여서 아쉽지만... 뭐 찾아보면 나올 듯 한데, 정리 안된 씨디장을 뒤지려고 하니 벌써부터 난감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