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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0년대 하나뮤직 초기작을 보면 주옥같은 명반이 많이 출반이 되었다. 유재하가요제 1회 은상 출신으로 세련되면서도 독특한 팝 장르를 구사했던 정혜선의 1집, CCM과 가요의 경계에서 노래를 했던 포크가수 이무하의 고향, 버클리 음대 유학파로서, 퓨전재즈를 기반한 스탠다드 라운지 팝을 베이스로 하여 세련된 음악을 표현하고자 했던 정원영 1집 등 다채로운 음반들이 하나뮤직에서 많이 출반이 된 것 같다. 특히 정혜선 1집, 이무하 고향, 권혁진 1집은 하나뮤직 초기작 중에서 제일 안 보이고, 고가에 거래되는 편인데, 오늘 그 중 권혁진 1집을 소개해볼까 한다.

권혁진은 무대에서 활동하던 기타리스트 세션이었다. 그리고 노래를 부를 기회 역시 세션이다 보니 많이 없었다. 그가 데뷔를 하게 된 것은 1992년 하나 옴니버스 1집에서 ‘이대로 영원히’란 곡을 발표함으로서, 매니아들에게 알리기 시작했고, 1994년 친구 조동익의 지원을 받고 하나뮤직에서 그의 이름이 새겨진 데뷔 음반을 발매하게 된다. 전반적으로 들으면 컬러풀한 포크 팝으로 구성되어 있어, 대중적인 가요를 부르고자 했으나, 워낙 허스키한 목소리에 비해 곡들이 너무 색깔이 없고 무난해서인지… 그의 독집은 묻히게 되었다.

곡을 보면, 다 좋지만 한동준의 자작곡이자 타이틀곡인 ‘날 울게한 그대’, 더 클래식 박용준의 자작곡이자 시티 팝 느낌이 드는 노래 ‘그대만이’ 이 두 곡이 정말 좋다. 권혁진의 허스키하면서도, 호소력 짙은 목소리를 부각시켜주는 곡이라고 해야 할까? 지금 들어도 마음을 울리는 노래고, 세련된 노래라고 생각한다.

테잎도 가지고 있어서 같이 찍어 봤다. 권혁진의 보이스는 돈 헨리, 마이클 맥도날드의 느낌도 나면서 한국의 김현식같이 호소력이 짙으면서 걸걸하면서도 허스키한 마성의 보이스를 지녔다고 생각한다. 하드한 장르를 해도 좋았을텐데, 아마 목소리의 특수성에 비해, 노래가 너무 무난해서 묻힌 게 아닐까 싶다. 1집 실패 후 권혁진은 한동준과 함께 엉클을 구성하여 잠시동안 인기를 얻는 듯 했으나, 이후 하나옴니버스 바다 참여 이후 음악활동은 일절 안하고 있는 상태이다.

P.S 정말 좋은데 언제 한 번 나와서 재발매나 라이브 좀 해주세요. 정말 현기증 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