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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0년대 한국 언더그라운드 음악이 유행하던 시기가 있었다. 조동진, 조동익, 김현식, 장필순 등등 이들은 8090 가요계의 르네상스 시대에 빛을 냈던 아티스트였으며, 한국 대중음악의 발전을 이끌었던 장본인이기도 했다. 이들의 공통점은 모두 동아기획에 소속되어 있었다는 것인데, 당시 동아기획은 유명한 언더그라운드 음악의 발원지였으며, 음악 좀 한다는 사람들이라면 꼭 한번 씩 거쳐가는 곳이였다. 이후 동아기획이 SM엔터테인먼트를 따라 상업적으로 길을 걷게 되자, 조동진, 조동익 형제는 동아기획을 나가고 1992년 하나뮤직을 만들게 된다. 그리고 하나뮤직 1호 뮤지션이자 제 1회 유재하음악경연대회 은상 수상자였던 정혜선을 영입하여 1호 앨범을 발매하게 되고, 이무하 고향에 이어 하나뮤직의 음악적 가치를 담은 옴니버스 앨범 '하나 옴니버스'를 발매하게 된다. 하나 옴니버스는 동아기획의 옴니버스 음반 '우리모두여기에', '우리노래전시회'를 이은 큰 프로젝트였으며, 당시 최고의 세션들이 반주 편곡을 맡아 세련된 음악, 음악다운 음악을 보여준 앨범이었다. 필자 역시 하나 옴니버스를 소장하고 있는데, 하나뮤직 초기 옴니버스 앨범을 소개해볼까 한다.

왼쪽 위부터 하나 옴니버스 1 (1992), 하나 옴니버스 2 (1993), 하나 옴니버스 3 (1993) 순이다.
당시 하나뮤직에서 발매 예정인 음반들 중 수록곡 일부를 수록하기도 했으며, 전에 나온 노래들도 리레코딩하여 수록하기도 했다. 특히 유재하음악경연대회 수상곡들이 수록되어 있기도 한데, 당시 유재하음악경연대회 주최 쪽이 하나뮤직이었고, 당시 수상자들이 하나뮤직 소속이기 때문에 수록이 된 것으로 보인다. 이외에도 장필순, 김광석, 손진태, 윤영로, 더클래식의 박용준, 손지예, 작사가로 유명하신 박주연 등이 참여했다.

하나 옴니버스의 특징을 보면, 당시 세련된 사운드, 음악다운 음악을 추구했다는 점이다. 퓨전재즈와 포크, 팝에 관심이 많은 레이블답게, 곡 역시 퓨전재즈, 포크, 팝 위주로 수록되어 있다. 개인적으로 하나 옴니버스 3 앨범을 좋아하는 편인데, 손진태의 여동생이자 포크 가수로 활동중이신 손지예의 외출이란 곡이 참 좋다. 지금 계절에 어울리는 곡이라고 해야할까? 정말 세련된 사운드와 보사노바 풍의 노래로, 나긋나긋하면서도 이색적인 목소리로 나를 유혹해준다. 이외에도 좋은 곡들이 많이 수록되어 있는데,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가요계의 르네상스를 보여준 대표적인 사례라 평가를 하고 싶다.

지금은 구하기 어려운 음반이지만, 나중에 기회가 된다면 한 번 들어보시길 바란다. 최근 음원도 풀려서... 쉽게 접할 수 있는 만큼 하나음악의 초창기 음악을 느껴보시길 바란다. 이후 겨울노래, 프로젝트 드림, 바다 등이 나왔지만 후기작이니 만큼 다음에 소개해보도록 하겠다. 나중에라도 재발매해서라도 많은 대중들에게 알려졌으면 하는 바램이다.